우리 학교에서는 사회봉사학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. 정의를 내리자면, 일정 요구되는 시간을 학교에서 지정해준 곳에가서 봉사활동을 하면 2학점을 주는 제도이다.(물론 수강신청 학점제한에도 해당되지 않아 학점을 채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제도이다.)
얼마전 한 친구에게서 문의를 받아 신청을 해주려고 했는데, 신청서까지 다 쓰고 보니, 그 친구는 지원자격이 안되는 것이었다.(급한 마음에 협조전을 대충 대충 읽어내려갔던 것이 실수의 원인이었던 것 같음.) 지원대상이 되는 강좌는 이미 자리가 다 차있고 해서, 미안한 마음에 전화를 걸어, 이야기는 해보겠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학점을 받기는 어려울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.
하지만 그 친구의 말인즉슨, 학점을 받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니, 봉사활동을할 수 있게 알아봐달라는 것이었다. 이것이 봉사가 아니고서는 무엇이 봉사란 말인가? 거짓말 조금 보태서 이렇게 생각하거나 말하는 사람을 적어도 학교 내에서는 보질 못했다. 물론 내가 몰랐을 수도 있지만말이다. 그렇다면 그 친구의 봉사에 대한 생각이 내 블로그의 한 페이지를 채울만한 가치가 있을까?
대개의 자원봉사자들은 그들이 하는 일속에서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낀다. 말그대로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평과 불만 혹은 어떤 보상에대한 기대감은 존재할 수 없다.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거라 믿는다. 몇해 전부터 봉사를 대학교에서는 학점, 중,고교에서는 성적평가의 한 부분으로 전환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. 실질적으로 학생들은 봉사를 함으로써 자신에게 필요한 실제적인 보상을 받는다. 간단히 정리하자면, 이러한 봉사와 보상의 관계는 자원적으로 봉사를 기대할 수 없으니, 일정한 보상을 주고 봉사를 시키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. 그럼으로써 일선 학교에서는 의무봉사시간까지 정해놓은 상황인 것이다. 그것이 학교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. 앞으로 점점 더 봉사와 보상의 관계는 더욱 굳어질 것이다.
앞부분에서 다루었던 그 친구와의 대화는 이러한 봉사와 보상의 관계를 전혀 고려치 않은 순수한 봉사가 무엇인지 보여주었던 사례라고 생각한다. 솔직히 말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그 친구뿐이겠냐만은, 아직도 참다운 봉사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고 그것을 실현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우리 과에 있다는 것이 내겐 하나의 조그만 충격이었다는 것이다.
생각 나눔터
봉사와 보상의 관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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