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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작/시

대지를 위한 진혼곡

by [MAVERICK] 2009. 8. 2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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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질은 정신을 게걸스레 집어삼키고
순수의 화신, 그대는 이미 타락하였으며
순례자의 낯을 한 위선자들 보기조차 역겨워
오늘도 한 잔 그득히 분노를 샘으로 나를 던진다 

그대 양 볼에 퍼져있던 복사빛 순결함은
곰팡내 나는 누런 벽지마냥 퇴색하였고
사랑을 구걸하는 개구리 울음소리 마저
음산한 밤안개 속 장송곡처럼 들리는구나  

시장 한복판 상투 풀어헤쳐진 어느 올곧은 선비처럼
봉당 귀퉁에 바짝 볏을 세운 새애빨간 맨드라미 
연신 스레트 지붕에서 울려대는 장구소리에
고개숙여 통곡하니 그대 때문인가, 그저 비 때문인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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